툭툭 내리던 빗방울이 멎었다. 맑은 햇빛이 일요일 정오를 환하게 비춘다.
절친한 친구와 욕망에 대해 이야기 했다.
ㅡ
"처음엔 내 방을 갖고 살고 싶었고, 다음엔 친구들이랑 살고 싶었고, 그 다음엔 햇빛이 있는 곳에서 살고 싶어졌어 근데 웃긴 건 삼박자가 안 맞을 뿐 (...) 난 사회적인 성장 기회 이제 원하지 않아졌어. 겁나. 성장을 거부하는 일본인 된 거 같아, 저는 더 큰 사람 성공하는 사람 되긴 싫고 그냥 편안하게 살래요."
"그러나 어쨌든 저걸 유지하기 위해서 돈이 필요하잖아."
"내 말은 그게 큰 욕심이냐는거지. 사람이 사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 아니냐?"
"큰 욕심은 아닌데 지금 당장 내가 처한 현실 앞에서 내가 저걸 원하지만 어떤 누군가가 나를 도와줄 것도 아니라면?
"어엉 아무에게도 솔루션은 없으니까 닥치고 원하는게 있으면 불평하지 말고 내가 독한 맘 먹구 하라구? 그 얘기 하는거지?"
"내가 지향하는 생각과 가치관 내에서는 나도 너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이상이 당장 현실을 바꿔줄 수 있는게 아니라면 어떻게 할 것이냐를 묻는거랍니다."
"어떻게 하기는 답이 있는게 아니잖아. 그냥 존나 하는거지. 근데 구조 상 로또 맞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레벨 업이 안 되니까 투덜대는거지."
"욕망을 위해 결국 현실이 제시한 구조에 삶을 바치느냐, 아니면 끝까지 욕망은 욕망대로 가져가면서 현실과는 조금 동 떨어진 채로 살면서 괴로워하느냐. 물론 현실이 제시한 사회 구조에 흡수되어도 괴로운 건 마찬가지겠지만."
"삶을 바치는게 뭐지?"
"내 생각 줄이고 의견 줄이고 되도록 실리에 맞춰서 사는거지 .욕망이 있으면 그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사회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더 생각하는거지. 나라는 사람이 햇빛드는 집에서 살고 싶고, 저축도 하고 싶고, 친구들이랑도 자주 만나고 싶은 이런 욕구들이 많은데 지금 내 현실에선 그런 것을 한꺼번에 이룰만한 돌파구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거야. 그래서 정말 돌파구가 없는지, 아니 사실 있는데 내가 내 가치관이 또렷해서 그 돌파구를 전혀 보지 않으려고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 이런 애기를 하는거고."
"햇빛을 위한 돌파구가 내 정신을 해치는 일이라면 이상하지 않아? 왜 사회로 들어가는게 나를 해치는 일이어야 하지?"
"그래 맞아, 그리고 바로 그 점이 내가 몹시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지."
"난 지금 그것 때문에 숨어있는거고. 존나 고통 받아서."
"햇빛이 없어도 내 정신 아프고, 햇빛이 있어도 그 햇빛을 쟁취하기 위해 내 정신이 또 많이 아플 것 같다는 거야"
"그냥 사회에서 바로 서기 위해 내 정신이 아파야 하는게 이상하지 않느냐고. 난 그게 이상해."
"내 정신을 지키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그래 그건 이상하고 이상해."
"난 사회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하지만 나는 내 정신이 아파도 당장 먹을 것이 없고 누울 곳이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깐, 원래 갖고 있단 그런 가치관을 죽이고 살아야 할 것 같다는거야."
"네가 인식이 바뀌어있는 집단에서 시도를 했었지만 그런 (정신건강한) 집단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살아 남을 수가 없었어. 뭐야 그 집단도 결국 우리랑 똑같은 엔딩을 맞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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